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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 글상자/사회와 문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SNS 윤리강령-

by j제이디 2013. 8. 7.

 

 

트인낭을 아시나요? ‘트인낭은 세계적인 축구팀인 영국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전 감독 알렉스 퍼거슨이 트위터를 두고 ‘what a waste of time’ 이라는 표현을 한데서 비롯된 말입니다. 퍼거슨의 발언을 번역하면서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를 줄여 트인낭이라고 부르게 되면서 일부 유명인이나 운동선수들이 SNS로 인한 구설수에 오르게 되면 어김없이 회자되는 말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SNS와 관련하여 가장 크게 구설에 오른 것은 단연 축구선수 기성용일 것입니다. 기성용은 자신의 SNS를 이용하여 축구 국가대표팀 최강희 감독을 여러 차례 비난했고, 이 사건은 감독에 대한 선수 개인의 불만, 감독과 선수 개인의 불화를 넘어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전체의 위기를 가져왔습니다.  

 

이에 반해 FIFA 20세 이하 월드컵 8강의 쾌거를 이뤄낸 이광종호의 주장 이창근의 트위터 활용은 시사 하는 바가 많습니다. 아쉬움보다 더 큰 희망을 보여준 20세 이하 팀이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승리한 후 이창근은 그의 트위터에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글을 남겨 이날의 승리를 더욱 빛내며, 스무 살의 어린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을 보여줬습니다. 

 

SNS는 개인의 공간이지만 개인의 공간일 수 없는 아이러니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의 계정으로 접속하여 개인이 글이나 사진의 형태로 게시물을 포스팅하는 공간이지만, SNS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SNS는 다분히 사회적이고’, ‘관계적인공간입니다. 한 개인이 자신만의 공간에 게시물을 등록하는 순간, 관계를 맺은 타인(팔로워, 친구 등)에게 1차 전파되고, 개인의 게시물에 타인이 관여하는 순간(리트윗, 좋아요 등) 원래의 게시물은 관계 맺지 않은 타인에게까지 순식간에 전파됩니다. 바로 이러한 SNS의 전파성이 SNS를 개인적일 수 없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 막강한 전파성이 가져오는 SNS의 폐해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끊이지 않고 나오는 막말파문, 한 개인에 대한 신상정보 수집과 온라인 매장, 허위사실과 불법 음란물의 무분별한 유포가 단지 좋아요를 구걸하기 위해 자행되는 모습은 온라인 애정결핍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SNS가 자정능력을 상실했다고 말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의 노력에 의해 착한’ SNS가 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보입니다. 분명한 것은 SNS를 사용하는 우리의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제 SNS에도 윤리강령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SNS 윤리강령은 SNS가 개인의 공간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앞서 살펴보았던 SNS의 특성상 SNS는 개인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나의 짧은 글 하나가 다른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다는 책임의식이 요구됩니다. 또한 SNS에서 자행되는 욕설이나 허위사실 유포, 타인에 대한 신상정보 수집은 명백한 범죄라는 인식과 함께 관계 법령의 강화도 함께 이루어져야할 것입니다. ‘착한’ SNS가 되는 것은 오로지 사용자의 몫입니다 

 

최근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 사고는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다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고가 충격과 슬픔만을 안겨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SNS를 통해 사고가 실시간으로 중계되며 기존의 언론으로는 취재와 보도가 불가능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SNS를 통해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영웅적인 구조 활동을 한 승무원들을 칭찬하며, 사고로 다친 승객들의 안전과 쾌유를 빌어주는 모습은 SNS가 충분히 순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보였습니다. SNS,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착한’ SNS가 될 수도, ‘나쁜’ SNS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몫은 온전히 사용자인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더욱 성숙한 SNS 사용 문화를 기대합니다.  

 

작성자 : j.d.lee, comebackyou@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