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집 : 글상자/일상 및 기타

[육아] 대기만성

by j제이디 2013. 8. 7.

by comebackyou@hotmail.com

 


빨리 간다고 먼저 가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간다고 늦게 가는 것도 아닙니다. 빨리 가는 것, 멀리 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르게 가는 것입니다.

걸음마 단계부터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기 시작해서 아이의 개성은 무시되고 오로지 남들보다 더 나은 아이, 최소한 남들에게 뒤처지지는 않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서 내 아이를 재촉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모든 꽃은 만개하는 시기가 다르듯이, 또 밤하늘의 아름다운 별들이 밝게 빛나는 순간도 제각각이듯이, 우리의 인생에도 모두에게 적절한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자주 쉽게 좌절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인생이 90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축구경기에 비유하면 우리의 아이들은 이제 막 전반전을 시작한 셈이고, 우리의 인생이 딱 하루, 24시간이라면 우리의 아이들은 아주 깜깜한 한밤중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전반 초반은 상대의 전력을 탐색하는 시간이고, 밤은 낮의 활동을 준비하기 위한 휴식의 시간입니다. 우리는 아직 너무 어린 우리 아이들에게 빨리 가는 방법만 가르친 것은 아닌지, 친구를 경쟁상대로, 세상을 전쟁터로 인식시켜준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돌아봅니다.

초등학교를 3개월 만에 퇴학당한 알을 품던 소년 에디슨은 세계에 공헌한 발명왕이 되었고, 초등학교 낙제생, 대학 삼수생이었던 말더듬이 윈스턴 처칠은 20세기가 낳은 최고의 인물이 되었습니다.

20세기 최고의 작가로 꼽히는 박완서는 40세가 되어서야 문단에 등단하게 되었고, 찔레꽃을 부른 가수 장사익은 46세에 1집 앨범을 발매했고, 빅토르 위고는 망명생활을 하던 61세에 ‘레 미제라블’을 완성하였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조급하게 만들까요. 혹시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디게 느껴지나요? 높은 건물을 쌓기 위해서는 깊이 땅을 파야하는 것이 건축이고, 멀리 뛰기 위해서는 뒤로 한 발짝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빨리 간다고 먼저 가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간다고 늦게 가는 것도 아닙니다. 빨리 가는 것, 멀리 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바르게 가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바르게 가는 것, 함께 가는 방법을 가르쳐주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