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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 글상자/정치와 경제

4/13 총선 개표부정? 경남 진주시 수곡면 의문의 177표

by j제이디 2016. 4. 21.

 1960년 3월 15일 실시한 정부통령 선거에서,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승만은 12년간 이어온 장기집권을 영구히 하고자 대규모 부정행위를 저지릅니다. 당시 선거에서 이승만은 전국적 유령 유권자 조작, 4할 사전투표, 입후보 등록 폭력 방해, 관권에 의한 유권자 협박, 야당 인사의 살상, 투표권 강탈, 3~5인조 공개투표, 야당참관인 축출, 부정개표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운 부정행위로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짓밟았습니다. 그 결과 자유당 후보였던 이승만과 이기붕의 득표율이 95%를 상회 99%에 육박하게 이르렀고 다시 이를 하향조정하여 최종 결과 이승만 963만표(85%득표), 이기붕 833만표(73%득표)를 얻은 것으로 발표합니다. 

 이에 3월 15일 마산에서는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고, 시위진압 과정에서 최소 8명 사망, 72명 총상의 끔찍한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4월 11일에는 행방불명이던 마산상고생 김주열군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채 잔혹하게 살해된채 시체로 발견되어 전국의 학생과 국민을 분노에 빠트렸습니다. 시위 열기는 걷잡을 수 없이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마침내 4월 19일 반부정, 반정부 항쟁은 전국에서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그럼에도 하야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은 이승만, 이기붕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다시 한번 촉발되었고, 결국 4월 28일 이기붕 일가가 경부대 일실에서 자살, 5월 29일 이승만은 극비리에 하와이로 떠나게 됩니다. 

 불과 56년전 3.15와 4.19는 민주주의를 짓밟은 권력자의 말로가 얼마나 초라한지 우리에게 보여줬습니다. 권력을 잡은 자의 야욕이 얼마나 추잡한지, 불의에 맞서는 시민의 단결된 힘이 얼마나 강한지 우리에게 똑똑히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4.19가 벌어진지 정확히 56년이 되는 지난 4월 19일, 경남 진주시 수곡면에서 사전투표에 부정이 있을 수 있음이 들어나는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경남 마산의 3.15 의거탑)

▷ 경남 진주시 수곡면 사전선거 2가지의 의혹

 경남도민일보는 4월 14일, '진주 갑 사전투표 새누리 비례대표 몰표 투표함 '논란'(링크)'이라는 기사에서 처음으로 사전투표 관련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이어 4월 19일, '"나는 새누리 안 찍었는데, 새누리 몰표가 나오다니"(링크)' 기사에서 지역 주민 심층 취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규명했습니다. 경남도민일보가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의혹 2가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의혹1. 사전투표 비례대표 177표 새누리당 몰표

 4월 8일과 9일 양일에 걸쳐 실시한 사전투표 결과 경남 진주시 수곡면에서는 총 177명이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곡면은 진주시 갑 선거구에 해당하는 곳으로 새누리당 박대출 후보가 당선된 지역구입니다. 당연히 비례 투표에서도 새누리당이 다수의 표를 얻을 것으로 예측이 가능합니다. 


 경상남도 전체 비례대표 투표 결과입니다. 새누리당이 42%, 더민주 23%, 국민의당 16% 순입니다. 중요하게 볼 무효표도 3%가 나왔습니다. 


 이어서 진주시의 비례대표 투표 결과입니다. 경남 전체와 득표순서가 같고 새누리당이 경남 전체에 비해 4% 가까이 늘었는데 이는 더민주의 지지율 감소와 거의 일치합니다. 역시 무효표 3%가 있습니다. 


 문제의 수곡면 사전투표 비례대표 투표 결과입니다. 경상남도 전체, 진주시 전체와 비교해 봐도 확실히 투표 결과에 의문이 생깁니다. 인구수가 많지 않은 면단위의 사전투표이기 때문에 몰표가 나올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지만, 전체 투표수는 충분히 큰 177표입니다. 


 각 정당별 비례대표 투표 득표율입니다. 파란색이 경상남도 전체, 빨간색이 진주시 전체, 녹색이 수곡면 사전투표 결과입니다. 이 결과를 통해 우리는 두 가지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수 있습니다. 


1. 과연 100% 새누리당 지지가 맞는가?

 경상남도 진주 갑 지역구의 지역구 투표 결과입니다. 2위 득표를 한 더민주 정영훈 후보가 33%, 3위 득표를 한 무소속 이혁 후보가 11%를 득표했습니다. 비례대표와 지역구 투표 모두 더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상당한 투표를 했는데 과연 수곡면 사전투표에서만 177표 100% 득표가 가능했을까요?

 일반적으로 고령 인구가 많을 수록 여당 후보가 득표가 높게 나옵니다. 그렇다면 농촌 지역인 수곡면은 여당 몰표가 당연한 지역일까요? 수곡면 주민 정영웅(52세)씨는 "수곡면은 과거 농민회 활동이 활발할 때 민주노동당만 13% 나오던 곳이다. 또 젊은 사람이 제법 들어왔기 때문에 야당에 투표한 사람이 상당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후속보도를 내고있는 경남도민일보 임종금 기자도 "수곡면은 딸기를 특산품으로 제공하는 지역으로 젊은 귀농인구가 다수"이며 "농민 운동이 활발해 야권 특히 진보 정당 투표도 많이 나왔던 곳"이라고 정영웅씨의 의견을 뒷바침 했습니다. 

 그리고 경남도민일보에서는 수곡면 주민 중 사전투표에서 새누리당을 찍지 않은 주민 3명을 만나 증언을 녹취하고 이를 뒷바침 할 수 있는 증인도 확보해 놓았다고 했습니다. 그 중 한 주민은 정칠근(58세)로 정씨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입니다. 당연히 더불어민주당에 비례투표를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2. 수곡면 사전투표에서는 무효표가 한표도 없나?

(수곡면 비례대표 사전투표 결과)

 20대 총선 비례대표 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24,430,746표 가운데 2.74%인 무려 669,769표가 무효처리 되었습니다. 무효표 비율은 광역시보다 도지역이 높고 고령인구가 많을 수록 무효표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 20대 총선 비례대표 결과 무효표 비중

1위. 경상북도 : 4.63%

2위. 강원도 : 4.01%

3위. 충청남도 : 3.79%

... (평균 2.74%) ...

16위. 대전광역시 : 2.20%

17위. 서울특별시 : 1.90%

18위. 광주광역시 : 1.72%


 경남 지역의 무효표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3.42%입니다. 경상남도 내에서는 역시 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군지역이 무효표 비율이 높고 진주시는 경상남도 전체와 비슷한 3.29%입니다. 


- 20대 총선 비례대표 결과 무효표 비중 (경남 지역)

1위. 의령군 : 7.81%

2위. 남해군 : 7.55%

3위. 합천군 : 7.43%

... (평균 3.42%) ...


 경상남도 진주시 수곡면의 경우 경상남도 평균과 진주시 평균보다 낮게 무효표 비율을 3%로만 잡아도 177표를 투표하면 최소한 5표 정도는 무효표가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위의 수곡면 비례대표 사전투표 결과표를 보면 유효 투표수 177표 중에서 단 한표도 무효표가 없고 전체가 새누리당을 찍은 결과로 나왔습니다.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교차투표는 일반적으로 야권 내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77표입니다.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더라도 이 결과는 충분히 합리적 의심이 가능합니다. 



▷ 의혹2. 사전투표 비례대표 177표와 지역구 투표 170표의 차이 '사라진 7표'

 수곡면 사전부표 결과에 대한 두번째 의혹은 비례대표 투표용지와 지역구 투표용지 수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간혹 비례대표와 지역구 투표 용지 숫자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특수한 경우로는 이번 총선 남양주 지역에서 선관위 직원의 실수로 비례대표 투표용지 7장을 유권자에게 나눠주지 않은 경우가 적발되었습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권자가 투표용지 한장에만 기표를 하고 남은 한장은 가져가는 경우가 아주 간혹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곡면에서는 177표 중에 무료 7표의 지역구 투표 용지가 없어진 것입니다. 유효 투표수 중에서 4%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4%.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나 오래전부터 꽃을 짓밟아 왔습니다. 우리가 꽃을 잘 가꾼다면 아름다운 향기나는 꽃이 되겠지만 우리의 꽃은 늘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한채로 꺾여 나가야만 했습니다. 


 선관위가 신뢰받지 못하고 집권여당은 어떻게든 투표율을 낮추려고 힘쓰던 때 무려 이틀의 사전투표를 도입했고, 다수의 유권자가 그 의도에 의심을 가졌습니다. '시민의 눈'과 같은 시민단체들이 사전투표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수곡면과 같은 부정이 의심되는 사건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수곡면의 177표가 없었어도 새누리당이 비례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했을 것이고, 지역구에서 박대출 후보가 당선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해서 177표가 의미없는 사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고 투표는 유권자가 가진 권리입니다. 단 한표가 사라지고 내가 찍은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것은 유권자의 권리가 침해 당한 것입니다. 수곡면의 사전투표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총선 판 전반에 있어 부정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선관위와 정치권에서는 유권자들의 권리를 찾는 일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수곡면의 의혹이 해소될때까지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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