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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2

아버지 묘지를 이장하며 아버지 묘지를 이장했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줄 알았다. 내게는 그 어떤 기억도 남아있지 않았고 사진이 없었다면 얼굴도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였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묘지를 이장하며 세운 묘비를 보니 1991년, 내가 6살 때 사고로 돌아가셨다. 6살이면 기억이 날법도 한데 그날의 사고가 어렸던 내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던 것일까, 내 기억도 그날의 사고와 함께 모두 지워졌다. 살면서 한 번도 원망해본 적은 없다. 다만 때로 사는 것이 너무 힘들 때는 내게도 아버지라는 사람이 있었다면 조금 덜 힘들었을까, 불쌍한 우리 엄마 조금은 더 행복했을까 의미 없는 상상을 해보긴 한다. 나에겐 처음부터 없었던 당신이라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불현듯 생각이 난.. 2018. 5. 12.
아버님 전상서 * 이 글은 2016년 9월 29일에 개인 홈페이지에 썼던 글을 옮긴 것입니다. [전문] 어제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어제가 몇 번째 기일이었는지 모릅니다. 아주 어려서 아버지를 잃은 우리 집에서 아버지에 관한 궁금증은 금기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저 당신께서 어머니보다 두세 해 먼저 태어나셨겠거니 짐작만 하고 있었고, 매년 음력으로 돌아오는 기일은 한 번도 제대로 기억한 적이 없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아버지와의 추억들은 단 한 장면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어려서 당신을 여읜 까닭이겠으나 머리가 기억할 나이였을 텐데 가슴이 모두 다 잊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내 삶에서 딱 두 번, 당신의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 살다가 문득 나는 당신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 2017.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