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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의 기록/오늘의 노래

터틀맨 임성훈, 그가 남긴 거북이의 노래들

by j제이디 2016. 4. 5.

지난 2008년 4월 2일, 3인조 혼성 댄스그룹 '거북이'의 리더였던 터틀맨 임성훈씨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습니다.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임성훈씨는 뛰어난 실력은 물론 남다른 인성으로도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마음에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벌써 8년이나 된 임성훈씨의 사망을 기리며 그가 남긴 거북이의 노래들을 포스팅해보겠습니다. 

▷ '터틀맨' 임성훈

임성훈은 2001년 12월 거북이 1집 [Go! Boogie! 거북이]로 데뷔합니다. 리메이크 곡인 '사계'가 큰 인기를 끌며 2008년 1월 10일 거북이 5집 [오방간다] 까지 활동했습니다. 2007년 방송 출연료를 가압류 당하는 등 소속사와 분쟁이 있었고, 분쟁을 해결한 후 2007년 10월 부기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여 유작이된 5집을 발매했습니다. 


▷ 거북이

거북이는 혼성 3인조 댄스(힙합) 그룹으로, 2001년 데뷔 당시 터틀맨(임성훈), 지이(이지희), 수빈(임수빈)이 멤버였습니다. 이후 멤버 수빈이 탈퇴하며 금비(손연옥)가 활동했고, 터틀맨의 사망 이후에는 이강(이명규)이 래퍼로 2011년 거북이 디지털 싱글앨범을 발매했습니다. 

사계 (Hiphop Ver.) - [작사: 문승현 / 작곡: 문승현 / 편곡: 임성훈]

문승현의 원곡을 임성훈이 편곡한 거북이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인 사계는 초반부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히트곡이 되었다. 거북이 1집부터 많은 곡의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한 임성훈은 2집부터 5집까지 앨범 수록곡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우며 뛰어난 실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임성훈은 곡을 쓸때 모든 노래가 세 멤버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분배한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다른 두 멤버를 얼마나 배려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심근경색으로 늘 몸이 좋지 않았지만 거북이로 활동한 7년간 임성훈은 단 한차례도 립싱크를 한적이 없이 라이브로만 모든 무대를 소화했습니다. 그리고 거북이의 모든 노래를 혼자 만들었지만 저작권 수입 조차도 세명의 멤버와 동일하게 나누기도 했습니다. 


비행기 - [작사: 임성훈 / 작곡: 임성훈 / 편곡: 임성훈]

거북이 최고의 히트곡인 비행기는 2006년 7월 20일에 발매한 거북이 4집의 타이틀곡으로 역시 임성훈의 자작곡입니다. 임성훈은 활동 당시 CD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음악 소비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였는데도 손해를 감수하고서도 꼭 CD와 함께 테이프를 1만장 정도 함께 발매했습니다. 이는 트럭 운전자, 군인, 공장 직원들, 택시 기사분들을 위한 것으로 CD로 음악을 듣기 힘든 분들을 위해 가판대에서 싸고 손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배려한 것입니다. 거북이의 마지막 1위곡이었던 비행기가 담긴 거북이 4집은 당시 예외적으로 테이프 판매량이 1만장을 넘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 빙고 - [작사: 임성훈 / 작곡: 임성훈 / 편곡: 임성훈]
임성훈이 멤버들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노래입니다. 노래를 들을 때 가사를 잘 들어보면 임성훈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터"질 것만 같은 행복한 기분으로
"틀"에 박힌 관념 다 버리고 이제 또
"맨"주먹 정신 다시 또 시작하면 나 이루리라 다 나 바라는 대로

"지"금 내가 있는 이 땅이 너무 좋아
"이"민 따위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요

"금"같은 시간 아끼고 또 아끼며 나
"비"상하리라 나 바라는대로

... ...

"거"룩한 인생 고귀한 삶을 살며
"부"(북)끄럼 없는 투명한 마음으로
"이" 내 삶이 끝날 그 마지막 순간에 나 웃어보리라 나 바라는대로

첫 글자들을 세로로 읽어보면 "터틀맨", "지이", "금비", 거북이"로 멤버들의 이름과 그룹이 이름이 되네요. 첫 가사에 힘을 주어 부르는 임성훈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 장군에게 - [작사: 임성훈 / 작곡: 임성훈 / 편곡: 임성훈]

임성훈의 아버지는 육군 소장(투스타)였고, 임성훈은 선천성 심근경색으로 군 면제 판정을 받았으나 아버지의 명예를 위해 자원입대를 했습니다. 그리고 임성훈의 아버지는 임성훈과 마찬가지로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습니다. 거북이 2집에 실린 '장군에게'라는 곡은 임성훈이 아버지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가사들을 잘 살펴보면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평소 남긴 유언같은 말들이 많이 나오는데, 평생 한 여자에 대한 순정, 아버지에 대한 존경, 강자에 맞서며 약자를 보호했던 정의, 가수 생활에 대한 철칙들이 모두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정신임을 알게 됩니다. 


▷ 10년이 지났지만 - [작사: 임성훈 / 작곡: 임성훈 / 편곡: 임성훈]

임성훈이 군생활을 하던 시절,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연락이 오질 않아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휴가때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갔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여자친구가 성폭행을 피해 도주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입니다. 임성훈은 그 뒤로 그가 죽을 때 까지 여자친구에 대한 순정을 지키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10년이 지났지만'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