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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결혼식3

우리가 사랑한 시간 [1년] *이 글은 2016년 10월 17일에 홈페이지에 썼던 글을 옮긴 것입니다. [전문] 오늘은 지희와 결혼한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2014년에 만나 2015년에 결혼했습니다. 어렸을 때 막연히 아들딸 둘 낳고 오손도손 잘살 줄 알았던 서른에 결혼을 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사랑만 가지고 단칸방에서 신혼생활을 하겠냐고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1년을 살았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은 비록 적었으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마종기 시인은 ‘우화의 강’이라는 시에서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고 했습니다. 30년을 서로 다른 모양으로 살아온 우리 사이에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했지만 지금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 2017. 8. 2.
[작은 결혼식] 신랑신부 혼인서약 (함께) 하나님의 사랑 안에 서로를 존중하며 믿음의 가정을 이루어 가겠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여러분들 앞에서 다음과 같이 서약합니다. 신부 : 하나, 매일 아침, 남편을 위해 맛 보다는 정성이 가득한 아침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신랑 : 때로 먹기 힘든 아침이 나오더라도 맛보다 의리로 남기지 않고 식사하겠습니다. 신부 : 둘, 우리 차가 좀 작더라도 내 옆에 앉은 든든한 당신을 보며 만족하겠습니다. 신랑 : 우리 집이 좀 낡았어도 내 옆에 누운 사랑스러운 당신을 보며 만족하겠습니다. 신부 : 셋, 결혼 후 엄마가 되어서도 뚱뚱하고 후줄근한 아줌마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겠습니다. 신랑 : 나이가 들어서도 당신이 기억하는 내 첫 모습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부 : 넷, 때로.. 2015. 11. 5.
[작은결혼식] 신랑감사인사 어렸을 때는 서른이면 아들 딸 둘 낳고 오순도순 살아갈 줄 알았습니다. 인생은 누군가의 말처럼,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순탄하지 않았지만, 막연했던 서른 살이 현실이 된 지금 이렇게 여러분들 앞에서 감사 인사를 할 수 있음이 참 고마운 이 순간입니다. 이렇게 기쁜 날이면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아들 몫까지 넘치는 사랑을 주셨던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똥강아지 머리를 쓰다듬듯이 등을 두들겨 주시던 할머니의 손길이 참 그립습니다. 술만 드시면 군대 얘기 전쟁 얘기 몇 시간이고 늘어놓으시던 할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어렸을 때 너무도 크고 멋있었던 할아버지 자전거, 그 자전거 타고 오시던 할아버지 모습이 생생합니다. 어린 조카를 무척이나 귀여워 해주셨던 외삼촌 생각이 납니다. ‘이놈 자.. 2015.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