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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스포츠/프로야구 스토리

이정후로 보는 94년 LG 신인 3인방의 위엄 그리고 이종범

by j제이디 2017. 9. 23.

- 이정후 관련 포스팅 다시보기

▶"아버지를 뛰어 넘겠다?" 이종범 반만해도 대성공

▶최다안타, 역사를 쓰기 시작한 이정후


 넥센 히어로즈 '슈퍼 루키' 이정후가 연일 신기록 행진 중입니다. 이미 고졸 신인 최다 안타(종전 1994 LG 김재현 134안타), 신인 최다 안타(종전 1994 LG 서용빈 157안타) 신기록을 작성한 가운데 직전 경기에서 신인 최다 득점(종전 1994 LG 유지현 109득점) 기록까지 갱신했습니다. 

 그런데, 이정후가 새로쓴 모든 기록이 1994년 LG 신인 3인방의 기록이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정후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는 만큼 역으로 1994년 LG의 신바람 야구를 이끌었던 신인 3인방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을 남겼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유지현, 김재현, 서용빈. 세 선수의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 역대 신인 최다 안타 (130안타 이상)

1. 177안타 - 이정후(2017/넥센) *고졸

2. 157안타 - 서용빈(1994/LG)

3. 151안타 - 이병규(1997/LG)

4. 147안타 - 유지현(1994/LG)

5. 142안타 - 박재홍(1996/현대)

6. 134안타 - 김재현(1994/LG) *고졸

7. 133안타 - 이종범(1993/해태)

8. 132안타 - 박정태(1992/롯데)

9. 131안타 - 마해영(1995/롯데)

10. 130안타 - 동봉철(1992/삼성), 양준혁(1992/삼성)


 아마도 앞으로 다시 깨기 힘들 기록이 신인 최다안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만큼 현재 이정후의 기록이 대단합니다. 전경기 출장중인 이정후가 남은 4경기에 모두 출장한다고 가정하면 182안타, 역시 전경기 출장한 서용빈의 기록을 144경기로 환산해보면 179안타로 이정후가 단순히 늘어난 경기수의 도움만 받은 것도 아닙니다. 

 신인 최다안타 기록은 이정후가 세웠지만 1994년 LG 3인방의 위엄은 세 선수 모두가 루키 시즌이 커리어 하이 시즌(WAR 기준)으로 신인 세 선수의 신바람이 결국 팀을 우승으로까지 이끌었다는 점입니다. 



▶ LG 신인 3인방 vs 이정후 (누적)

- 유지현 : 147안타, 15홈런, 51타점, 109득점, 51도루, WAR 7.35

- 김재현 : 134안타, 21홈런, 80타점, 81득점, 21도루, WAR 5.97

- 서용빈 : 157안타, 4홈런, 72타점, 72득점, 6도루, WAR 3.85

- 이정후 : 177안타, 2홈런, 47타점, 110득점, 12도루, WAR 3.69


▶ LG 신인 3인방 vs 이정후 (비율)

- 유지현 : 0.305/0.391/0.440/0.831, wOBA 0.376, wRC+ 141.5

- 김재현 : 0.289/0.376/0.495/0.870, wOBA 0.395, wRC+ 155.1

- 서용빈 : 0.318/0.371/0.420/0.791, wOBA 0.365, wRC+ 133.2

- 이정후 : 0.329/0.400/0.422/0.822, wOBA 0.374, wRC+ 113.8


 1994년 LG 유지현과 김재현은 신인 시즌에 누적과 비율에서 대단히 뛰어난 성적을 거뒀습니다. 이정후가 지금도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지만 유지현과 WAR에서 2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김재현과 wRC+에서 40이상 차이가 납니다. 

 물론 리그의 수준이 올라가고 순수 고졸 신인이 바로 1군에서 뛰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2017년에 20살 신인이 전경기 출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정후도 대단한 시즌을 보내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 최근 10년간 주요 신인 타자 성적

2008 최형우(26세) : 106안타, 19홈런, 71타점, 68득점, OPS 0.851, wRC+ 136.4 *신인왕

2009 안치홍(20세) : 87안타, 14홈런, 38타점, 53득점, OPS 0.701, wRC+ 69.5

2010 양의지(24세) : 100안타, 20홈런, 68타점, 48득점, OPS 0.819, wRC+ 114.1 *신인왕

2011 배영섭(26세) : 100안타, 2홈런, 24타점, 51득점, OPS 0.719, wRC+ 103.9 *신인왕

2012 서건창(24세) : 115안타, 1홈런, 40타점, 70득점, OPS 0.709, wRC+ 102.9 *신인왕

2013 나성범(25세) : 98안타, 14홈런, 64타점, 55득점, OPS 0.735, wRC+ 96.2

2014 박민우(22세) : 124안타, 1홈런, 40타점, 87득점, OPS 0.791, wRC+ 106.9 *신인왕

2015 구자욱(23세) : 143안타, 11홈런, 57타점, 97득점, OPS 0.951, wRC+ 148.4 *신인왕

2016 이천웅(29세) : 81안타, 6홈런, 41타점, 38득점, OPS 0.778, wRC+ 100.0

2017 이정후(20세) : 177안타, 2홈런, 47타점, 110득점, OPS 0.822, wRC+ 113.8 *신인왕(?!)


 1994년 LG 신인 3인방과 비교해서 그렇지 최근 10년간 주요 신인 타자들과 비교해보면 이정후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2017 프로야구 신인왕과 관련해서 주목할 점은 1996년 현대 박재홍만 기록한 만장일치 신인왕 수상여부입니다. 

 (관련글 ▶유일무이 '만장일치' 신인왕 박재홍)



 20살 신인 이정후의 위대함을 알아갈수록 1994년 LG 신인 3인방의 위엄을 느끼게 됩니다만, 사실 1994년에는 야구의 신이 리그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신인 3인방보다 불과 1년 먼저 리그에 데뷔한 선수이자 2017 최고 신인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말입니다. 물론 이종범을 논외로 한다면, 신인 3인방의 위엄 역시 대단했습니다. 


▶ 1994년 프로야구 타자 WAR 순위

1위. 11.77 - 이종범

2위. 7.35 - 유지현

3위. 6.07 - 김기태

4위. 5.97 - 김재현

5위. 4.55 - 공필성

6위. 4.42 - 홍현우

7위. 4.32 - 윤덕규

8위. 4.25 - 김경기

9위. 4.24 - 김응국

10위. 4.23 - 김민호

(* 서용빈 16위. 3.85)


▶ 1994년 프로야구 타자 wRC+ 순위

1위. 198.3 - 이종범

2위. 191.2 - 김기태

3위. 155.1 - 김재현

4위. 153.8 - 윤덕규

5위. 153.3 - 김응국

6위. 151.0 - 양준혁

7위. 147.8 - 김경기

8위. 141.5 - 한대화

9위. 141.5 - 유지현

10위. 140.7 - 김민호

(* 서용빈 11위. 133.2)


 김기태, 홍현우, 김경기, 양준혁, 한대화 등 레전드들의 이름 가장 위에 '종범신' 이종범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지현과 김재현은 WAR, wRC+ 순위에서 탑텐에 이름을 올린 신인이 되었습니다. 
 wOBA 순위에서도 물론 이종범이 1위, 김재현 4위, 유지현 10위, 서용빈 11위에 오르며 신인 3인방의 대단한 활약이 입증되었습니다. 


 1994년 시즌 후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MVP에 이종범, 신인왕에 유지현, 1루수 골든글러브에 서용빈, 외야수 골든글러브에 김재현이 선정되었습니다. 프로야구 역대 유격수 WAR 6위 시즌인 1994년 유지현은 역대 1위인 이종범에 밀려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1~3위 이종범, 4~5위 강정호)


 2017년 시즌 후 시상식에서 이정후의 신인왕 수상은 앞서 언급한대로 만장일치 여부만이 관심거리입니다. 1994년의 유지현처럼 포지션에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이번에도 골든글러브 수상은 어려워 보이지만, 남은 4경기 앞으로 어떤 신인도 따라오지 못할 기록 달성에 끝까지 힘써주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