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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와 스포츠/메이저리그 스토리

커쇼 vs 아리에타, 신들의 전쟁

by j제이디 2016. 4. 26.

현역 최고 투수 클레이튼 커쇼와 지난해부터 최고투수 반열에 오른 제이크 아리에타가 같은 날 등판해 각각 8이닝 10K와 노히터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잭 그레인키와 함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을 하기도 했던 두 선수의 커리어와 장점을 살펴 보겠습니다. 


▷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 (누적)

- 커쇼 : 248경기 1,641이닝 116승 56패 1,776탈삼진-524볼넷

- 아리에타 : 140경기 826.1이닝 60승 38패 743탈삼진-318볼넷 


▷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 (비율)

- 커쇼 : ERA 2.41 ERA+ 155 WHIP 1.028 FIP 2.61 bWAR 48.2 fWAR 48.0

- 아리에타 : ERA 3.59 ERA+ 111 WHIP 1.161 FIP 3.54 bWAR 16.4 fWAR 15.8


커쇼(28세)가 아리에타(30세)보다 두 살 어리지만, 메이저리그 데뷔는 커쇼(2008년)가 아리에타(2010년)보다 2년 빠르기 때문에 커리어는 커쇼가 훨씬 깁니다. 아리에타가 100이닝을 넘게 던진 건 다섯 번 뿐이지만, 커쇼는 2008년 이후 매 시즌 100이닝을 넘겼습니다. 그리고 아리에타가 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시카고 컵스 이적(2013년) 이후이기 때문에 전체 커리어를 비교하면 아리에타는 커쇼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커리어를 비교해 보면 아리에타도 충분히 커쇼의 좋은 경쟁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 2014년 이후 메이저리그 기록 (누적)

- 클레이튼 : 64경기 461.0이닝 39승 10패 570탈삼진-84볼넷 / 사이영 1회, MVP 1회

- 아리에타 : 62경기 416.2이닝 36승 11패 429탈삼진-108볼넷 / 사이영 1회


▷ 2014년 이후 메이저리그 기록 (비율)

- 클레이튼 : ERA 1.93 ERA+ 187 WHIP 0.863 FIP 1.93 bWAR 16.0 fWAR 17.3

- 아리에타 : ERA 1.99 ERA+ 194 WHIP 0.898 FIP 2.35 bWAR 15.4 fWAR 13.1


2014년 이후로 두 선수를 비교해 보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성적이 비슷합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16경기동안 아리에타는 무려 15승, 평균자책점 0.53을 기록하는 만화같은 성적을 내며 커쇼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커쇼도 같은 기간 17경기 10승 1패, 평균자책점 1.54의 커쇼다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2015년 8월 이후 메이저리그 기록 (누적)

- 클레이튼 : 17경기 122.2이닝 10승 1패 146탈삼진-18볼넷

- 아리에타 : 16경기 119.1이닝 15승 0패 115탈삼진-20볼넷


▷ 2015년 8월 이후 메이저리그 기록 (비율)

- 클레이튼 : ERA 1.54 AVG 0.179 BABIP 0.254 WHIP 0.78 FIP 1.84 WPA 3.71

- 아리에타 : ERA 0.53 AVG 0.138 BABIP 0.185 WHIP 0.64 FIP 2.10 WPA 4.56


두 선수의 2015년 8월 이후 성적을 보면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짧은 기간이진 하지만 두 선수의 평균자책점이 무려 1점 이상 차이가 납니다. 두 선수의 피안타율(AVG)보다 BABIP(인플레이 타구의 피안타율)의 차이가 큰 점,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커쇼가 낮은 점에서 커쇼가 운이 없었다고 말할수도 있고, 두 선수의 평균자책점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 아리에타의 고속 슬라이더


메이저리그를 평정하고 있는 제이크 아리에타의 최대 강점은 슬라이더입니다. 그 중에서도 슬러터라고 불리는 고속 슬라이더가 아리에타의 주무기입니다. (*슬러터=슬라이더와 커터를 변형하여 던지는 공)


- 2015년 이후 커터의 구종 가치

1위. 27.7 - 제이크 아리에타

2위. 18.0 - 코리 클루버

3위. 12.6 - 쉘비 밀러

4위. 9.0 - 댄 하렌

5위. 8.7 - 존 레스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좋은 커터를 가진 투수는 바로 아리에타 입니다. 위 영상에서 보는 고속 슬라이더로 보이는 커터는 타자가 알고도 치지 못하는 공입니다. 


- 2015년 이후 슬라이더의 평균 속도

1위. 90.1 - 제이크 아리에타

2위. 89.5 - 제이콥 디그롬

3위. 89.3 - 알프레도 시몬

4위. 89.2 - 맷 하비

5위. 88.5 - 코리 클루버

6위. 87.9 - 클레이튼 커쇼 (물론 커쇼의 슬라이더도 엄청나게 빠릅니다.)


일단 슬라이더의 평균 속도가 엄청나게 빠릅니다. 90.1마일은 시속으로 변환하면 145km/h입니다. 패스트볼도 아니고 슬라이더의 '평균' 속도가 무려 145km나 되는 것입니다. 아리에타의 슬라이더는 그 속도에 비해 움직임이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리에타에게는 이 고속 슬라이더와 함께 싱커와 패스트볼이 있습니다.  


- 2015년 이후 아리에타 투구 비중

1위. 35.6% - 싱커 (전체 6위)

2위. 28.2% - 슬라이더 (전체 11위)

3위. 16.9% - 패스트볼 (하위 10위)

4위. 15.1% - 커브

5위. 4.1% - 체인지업


아리에타는 이 빠른 슬라이더를 아무 많이 던집니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11번째로 슬라이더 비중이 높은 투수인데, 아리에타가 이 슬라이더 보다 더 높은 비중으로 던지는 공이 싱커입니다. 메이저 전체에서 6번째로 싱커를 많이 던지는 투수입니다. 다음으로 패스트볼이 16.9%인데, 싱커, 슬라이터, 패스트볼을 합하면 80.7%인데 같은 투구폼에서 던지는 빠르고 지저분한 공이 타자들의 눈을 홀리는 것입니다. 


- 2015년 이후 패스트볼 평균 속도

1위. 95.8 - 가렛 리차즈

2위. 95.6 - 요다노 벤추라

3위. 95.4 - 게릿 콜

4위. 95.1 - 맷 하비

5위. 94.8 - 대니 살라자르

6위. 94.8 - 제이콥 디그롬

7위. 94.8 - 크리스 아처

8위. 94.8 - 앤드류 캐쉬너

9위. 94.4 - 카를로스 카라스코

10위. 94.3 - 제이크 아리에타


- 2015년 이후 싱커 평균 속도

1위. 94.5 - 제이크 아리에타

2위. 93.5 - 지미 넬슨

3위. 93.1 - 마이크 펠프리

4위. 92.9 - 자니 쿠에토

5위. 92.7 - 알프레도 시몬


아리에타가의 투구 중 전체의 80%가 넘는 싱커, 패스트볼, 슬라이더의 평균 속도가 무려 94.5마일(152.1km/h), 94.3마일(151.8km/h), 90.1마일(145.0km/h)입니다. 평균적으로 최소 145km/h가 넘는 볼끝이 다른 공들을 같은 폼에서 던지니 타자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커쇼의 지저분한 커브

미국 현지에서는 투수가 던진 공이 타자에게 다가가 포수의 미트에 들어갈때 움직임이 많은 공을 지저분한(dirty) 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커쇼의 커브를 두고는 'dirtiest'라고 표현합니다. 커쇼의 주무기인 커브볼의 위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2015년 이후 패스트볼의 구종 가치

1위. 30.2 - 제이크 아리에타

2위. 29.1 - 클레이튼 커쇼

3위. 27.0 - 게릿 콜

4위. 21.9 - 자니 쿠에토

5위. 21.1 - 맥스 슈어저


- 2015년 이후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

1위. 25.3 - 프란시스코 리리아노

2위. 21.6 - 타이슨 로스

3위. 20.6 - 댈러스 카이클

4위. 20.4 - 제이슨 하멜

5위. 19.3 - 클레이튼 커쇼


- 2015년 이후 커브의 구종 가치

1위. 27.7 - 펠릭스 에르난데스

2위. 18.0 - 코리 클루버

3위. 12.6 - 클레이튼 커쇼

4위. 9.0 - 호세 퀸타나

5위. 8.7 - 요다노 벤추라


클레이튼 커쇼가 체인지업을 아주 조금씩 던지고 있지만 커쇼는 패스트볼-슬라이더-커브의 쓰리피치 투수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이 세 구종이 모두 메이저리그 최고입니다. 세 구종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 5위 안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투수가 클레이튼 커쇼입니다. 


- 2015년 이후 커쇼 투구 비중

1위. 53.5% - 패스트볼

2위. 27.7% - 슬라이더

3위. 17.9% - 커브

4위. 0.6% - 체인지업


커쇼는 리그에서 18번째로 빠른 패스트볼(93.4마일, 150.3km/h)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와 정확히 20마일(32.2km/h)이나 차이나는 73.4마일(118.1km/h)짜리 커브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18번째로 패스트볼과 뒤에서 6번째로 느린 커브볼 모두 메이저리그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 단순한 구종을 가진 커쇼지만 타자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 커쇼의 스트라이드

커쇼의 세가지 구종 모두가 뛰어난데, 커쇼의 공을 치기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구종의 가치뿐만은 아닙니다. 커쇼를 상대하는 타자가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운 것은 커쇼가 와인드업 자세에서 오른쪽 다리를 들었다가 내리면서 앞으로 뻗는 스트라이드를 하는데 이때 잠시 다리를 멈추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 와인드업과 스트라이드 자세가 타자가 혼란스러운 점입니다. 


▷ 커쇼와 아리에타

커쇼는 지난 5년간 사이영상 순위 3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메이저리그 최초의 투수가 되었습니다. (1-2-1-1-3) 그리고 아리에타는 4번째 사이영상을 노리던 커쇼의 독주를 막아서며 지난해 사이영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여전히 최고인 커쇼와 최고로 떠오른 아리에타의 선의의 경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시즌 계속될 신들의 전쟁을 지켜보는 것은 야구팬들에게 큰 행운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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