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일상의 기록/오늘의 노래

소녀시대 - 다시 만난 세계

by j제이디 2017. 8. 2.

* 이 글을 2016년 8월 1일 홈페이지에 쓴 글을 옮긴 것입니다. 


 이화여대의 미래라이프 대학을 둘러싼 학교와 학생측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화여대 학생들이 부른 노래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래라이프 대학을 반대하는 학생들을 경찰이 폭력진압하기 전, 시위 참가 학생들이 함께 부른 노래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였습니다. 시위에 왜 걸그룹의 노래를 부르나 의아해할지도 모르지만 2016년의 학생들에게는 햇수로 10년된 이 노래가 70년대의 ‘아침이슬’과도 같은 노래가 아니었을까요.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마 눈 앞에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가사 중 특히 이 부분은 이화여대 학생들의 마음을 잘 대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선 폭력진압에 맞서 학생들이 부른 버전의 ‘다시 만난 세계’를 들어보겠습니다.



 노래 초반 “호~” 하며 추임새를 넣는 학생의 한마디가 웃기고도 슬프게 다가옵니다. 이 짧은 영상에서 압권인 장면은 ‘사랑해 널 이느낌 이대로’ 에 이어 나오는 ‘이화’ 이 짧은 외침이 아닐까 싶습니다.(57초)


소녀시대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 당시 활동 사진


 이제는 벌써 고전이 되어버린 이 노래, 시위에까지 쓰이기 시작한 이 노래는 최고의 걸그룹 소녀시대의 데뷔곡이었습니다. 소녀시대는 2007년 8월 2일 싱글 <다시 만난 세계>를 발표하며 정식 데뷔했습니다. 데뷔 당시 소녀시대를 홍보하던 문구는 ‘9인조 여고생 그룹’ 이었음을 생각해보면 시간이 얼마나 빨리 흘렀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소녀시대는 데뷔 2달만인 2007년 10월 11일, <다시 만난 세계>로 처음이자 마지막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며 팬들에게 이름을 확실히 알리게 됩니다. (엠넷 ‘엠카운트다운’ 1위) 이후 싱글 <소녀시대>를 발표하며 ‘골든디스크’와 ‘서울가요대상’ 신인상을 차지합니다.



 소녀시대가 <다시 만난 세계>로 1위를 차지했던 엠넷 엠카운트다운 데뷔 영상입니다. 2007년 8월 16일이니 만 9년이 다되갑니다. 앳된 멤버들의 모습이네요. 데뷔 무대임에도 팬들의 함성이 큰것은 소녀시대가 SM 소속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데뷔전 이미 UCC와 엠넷<소녀 학교에 가다>를 통해 데뷔 과정이 공개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소녀시대는 승승장구하며 ‘국민 걸그룹’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데, 소녀시대와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SM 걸그룹 MILK (오른쪽에서부터 박희본, 서현진)


 <다시 만난 세계>는 SM 전속 작곡가인 켄지가 작곡한 곡입니다. 원래 이 곡은 2001년 데뷔한 SM의 걸그룹 밀크(M.I.L.K)의 2003년 발매 예정이었던 2집 타이틀곡으로 쓰일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밀크가 2집 발매전 해체되었고, 4년간 주인을 잃었던 곡이 2007년 소녀시대의 데뷔곡으로 쓰이게 된 것입니다. 노래에는 주인이 있고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 간다고들 하는데, 이런 우여곡절을 통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된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짧게 활동해 SM 비운의 걸그룹으로 불리는 밀크에는 배우로 더 유명해진 서현진과 박희본이 활동했습니다.


멤버 제시카의 탈퇴 후 8인조로 활동 중인 소녀시대


 애초에 곡의 주인도 찾지 못해 사라질 뻔 했던 노래가 시대의 운동가요가 될줄은 9년 전에는 아무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소녀시대가 ‘국민 걸그룹’으로 발돋움하며 시대의 아이콘이 된 사이,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도 어느새 시대를 대변하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9년전 그날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다시 만난 세계>를 들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