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와 스포츠/프로야구 스토리

투수를 쓰려거든 영필로 쓰세요

by j제이디 2017. 8. 2.

* 이 글은 2016년 8월 9일 홈페이지에 쓴 글을 옮긴 것입니다. 


 마흔 셋. 현대-한화-SK-기아 네 팀에서 19시즌 533경기를 뛴 프로야구 현역 최고령 선수 최영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불펜을 쓰려거든 영필로 쓰세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이 노장투수가 올해 선발로 나온 3경기에서 팀이 모두 승리하며 이제는 ‘투수를 쓰려거든 영필로 쓰세요’라는 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1997년 프로야구 신인지명 현대 유니콘스 1차 지명


– 전설의 시작 1997년 프로야구 1차 지명 / 통산 WAR (스탯티스)

LG 트윈스 – 이병규 (단국대 / 외야수) : 55.21

OB 베어스 – 이경필 (한양대 / 투수) : 13.82

롯데 자이언츠 – 손민한 (고려대 / 투수) : 40.81

삼성 라이온즈 – 황성관 (영남대 / 외야수) : 1.08

쌍방울 레이더스 – 오상민 (성균관대 / 투수) : 13.90

한화 이글스 – 이성갑 (단국대 / 투수)

해태 타이거즈 – 오철민 (영남대 / 투수) : 4.00

현대 유니콘스 – 최영필 (경희대 / 투수) : 15.55

 

– 최영필 연도별 출장경기/이닝

1997년 : 34경기 / 101.1이닝 (현대)

1998년 : 11경기 / 17.1이닝 (현대)

1999년 : 40경기 / 88.2이닝 (현대)

2000년 : 7경기 / 10.1이닝 (현대)

2001년 : 20경기 / 67.1이닝 (현대 → 한화)

2002년 : 14경기 / 22.0이닝 (한화)

2003년 : 13경기 / 42.0이닝 (한화)

2004년 : 14경기 / 37.0이닝 (한화)

2005년 : 40경기 / 112.0이닝 (한화)

2006년 : 30경기 / 38.1이닝 (한화)

2007년 : 33경기 / 99.2이닝 (한화)

2008년 : 36경기 / 85.2이닝 (한화)

2009년 : 13경기 / 20.1이닝 (한화)

2010년 : 21경기 / 54.1이닝 (한화)

2012년 : 46경기 / 53.0이닝 (SK)

2013년 : 22경기 / 17.1이닝 (SK)

2014년 : 40경기 / 53.2이닝 (KIA)

2015년 : 59경기 / 63.0이닝 (KIA)

2016년 : 40경기 / 43.2이닝 (KIA)

– 통산 : 533경기(역대 27위) / 1027.0이닝(역대 72위)


 경희대 출신의 최영필은 1997년 현대 유니콘스에 1차 지명을 받아 프로에 데뷔합니다. 1997년 4월 12일 삼성과의 홈 경기에 구원 등판하여 승리투수가 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2010년에는 시즌 중인 6월 16일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 됩니다. (김홍집+최영필 ↔ 이상열+3억) 이후 한화에서만 10시즌을 뛰며 FA 조건을 갖춰 2010 시즌 후 FA를 선언하지만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2011 시즌을 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은퇴를 선언하지 않고 2012년 부터 2년간 SK에서 뛴 후 2014년 부터 현재까지는 기아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최영필과 그의 아들 최종현

 최영필 선수는 몇번이나 은퇴의 기로에 섰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10 시즌 후였습니다. FA 선언 후 소속팀을 찾지 못해 1년을 KBO에서 뛰지 못했던 때 이미 그의 나이가 서른 여덟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2 시즌 SK 와이번스로 KBO에 복귀했지만 불혹의 노장에게는 매년 은퇴의 기로가 찾아왔습니다. 그때마다 최영필 선수가 한결같이 한 말은 “아들과 함께 프로 유니폼을 입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최영필은 2년 전에 이 꿈을 이룰 수도 있었습니다. 당시 제물포고 3학년이던 아들 최종현 선수가 프로에 지명되길 기대했지만 부상으로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최영필의 꿈이 4년 미뤄진 것입니다. 현재 경희대 2학년인 최종현 선수가 프로에 입단하기 위해서는 최영필이 올해를 포함해 3시즌을 더 뛰어야 합니다. 무려 최영필 선수의 나이 마흔 여섯이 되어야 아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 최영필 선수의 활약을 보면 전혀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 불펜을 쓰려거든 영필로 쓰세요

– 2014년 이후 불펜투수 평균자책점 순위 (50이닝 이상)

1. 2.93 – 조상우

2. 2.96 – 윤석민

3. 3.33 – 박희수

4. 3.34 – 한현희

5. 3.47 – 정우람

6. 3.49 – 임창민

7. 3.50 – 최영필

8. 3.67 – 봉중근

9. 3.68 – 원종현

10. 3.78 – 임정우


 최영필 선수가 기아에서 뛰기 시작한 2014년 이후 50이닝 이상 투구한 불펜투수들의 평균자책점 순위입니다. 마흔 한살부터 마흔 세살까지 151.2이닝을 투구중인 최영필이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 전체 7위에 올라 있습니다. 기준을 100이닝으로 잡으면 전체 5위까지 순위가 올라갑니다.


– 2014년 이후 불펜투수 K/BB 순위 (50이닝 이상)

1. 5.30 – 김재윤

2. 4.55 – 최영필

3. 3.69 – 임창용

4. 3.58 – 김진성

5. 3.38 – 오현택

6. 3.38 – 정우람

7. 3.20 – 손승락

8. 3.10 – 고영표

9. 3.03 – 한현희

10. 3.00 – 임창민


 불펜투수 최영필의 강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피안타율(0.264)은 높지만 볼넷을 적게 주고 흔히 말하는 ‘맞춰 잡을 줄 아는’ 피칭을 하고 있습니다. 기준을 100이닝 이상으로 잡으면 지난 3년간 불펜투수 K/BB 1위가 최영필입니다. 이는 WHIP에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 2014년 이후 불펜투수 WHIP 순위 (50이닝 이상)

1. 1.13 – 정우람

2. 1.16 – 조상우

3. 1.16 – 원종현

4. 1.18 – 김진성

5. 1.19 – 김지용

6. 1.20 – 최영필

7. 1.27 – 임창민

8. 1.28 – 한현희

9. 1.30 – 윤지웅

10. 1.32 – 채병용


▶ 선발을 쓰려거든 영필로 쓰세요

 올시즌 기아 타이거즈 팀에는 기분 좋은 징크스가 있습니다. 이 징크스는 바로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겨 불펜 투수인 최영필이 선발로 등판한 3경기에서 팀이 모두 승리했다는 점입니다.


– 최영필 선발 등판 경기 투구 내용

1. 5월 15일(vs 한화) : 2.1이닝 5피안타 1실점 (8:7 승)

2. 6월 28일(vs LG) : 2.2이닝 4피안타 0실점 (11:2 승)

3. 8월 04일(vs 한화) : 3.2이닝 5피안타 2실점 (7:5 승)


– 40세 이상 누적 선발 WAR

1. 7.31 – 송진우

2. 2.15 – 만자니오

3. 1.89 – 김용수

4. 1.74 – 박철순

5. 0.74 – 손민한

6. 0.40 – 박찬호

7. 0.34 – 최영필

8. 0.22 – 송신영

9. 0.19 – 나이트

10. -0.06 – 신윤호


 40세 이상 선수의 경우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 최영필 선수도 올해 3경기 등판한 것이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전설적인 투수들 틈에서 전체 7위에 올라 있습니다.


– 기아타이거즈 선발 WAR 순위

1. 4.85 – 헥터

2. 4.11 – 양현종

3. 0.90 – 홍건희

4. 0.83 – 지크

5. 0.42 – 윤석민

6. 0.34 – 최영필

7. 0.18 – 임기준

8. 0.18 – 김윤동

9. 0.07 – 이준영

10. -0.01 – 정용운


 헥터와 양현종 이외에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는 기아 타이거즈에게 선발투수 최영필의 존재감은 아주 큽니다. 비록 많은 경기를 등판하지도 긴 이닝을 던지지도 않았지만 인상적인 선발 3경기였습니다.


▶ 투수를 쓰려거든 영필로 쓰세요

2014년 기아 이적후 불펜투수 최영필은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입니다. 올해 3경기 등판한 선발투수 최영필은 기아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였고, 이 3승이 기아가 지금 순위를 지킬 수 있게 해줬습니다. 하지만 시즌은 길고 현역 최고령 최영필에겐 특히 더 길게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남은 시즌 팀의 순위 싸움에 혹사당하는 일 없이 잘 관리 받으며 3년후를 기약할 수 있는 선수로 남아주기 바랍니다.


– 40세 이상 누적 투구 이닝 순위

1. 450.2 – 송진우

2. 195.2 – 김용수

3. 177.2 – 최영필

4. 163.1 – 박철순

5. 162.1 – 만자니오

6. 153.1 – 손민한

7. 150.1 – 박정진

8. 121.0 – 박찬호

9. 101.2 – 구대성

10. 81.2 – 김정수


– 41세 이상 누적 투구 이닝 순위

1. 323.0 – 송진우

2. 160.1 – 최영필

3. 127.0 – 김용수

4. 105.0 – 손민한

5. 68.2 – 박철순

6. 60.1 – 구대성

7. 54.2 – 류택현

8. 54.1 – 박정진

9. 50.2 – 최향남

10. 38.0 – 김정수


– 42세 이상 누적 투구 이닝 순위

1. 175.2 – 송진우

2. 106.2 – 최영필

3. 54.2 – 류택현

4. 50.2 – 최향남

5. 16.1 – 가득염

6. 13.0 – 김정수

7. 4.2 – 구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