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을 지킨 11살 소년, 대변초등학교 이야기

 '똥학교', '대변학교'라고 놀림받던 대변초등학교.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에 위치한 이 학교가 화제입니다. 1963년 개교한 대변초등학교가 개교 55년만에 학교 이름을 변경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55년간 대변초등학교 학생들은 늘 학교 이름때문에 놀림을 받아야 했지만 정작 아무도 바꾸지 못했던 학교 이름이 대변초등학교 학생부회장인 5학년 하준석(11세)군의 주도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하준석군은 올해 2월, 학생부회장 선거에 나서며 '교명을 변경하고 욕설과 학교폭력이 없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습니다.'고 공약했습니다. 그리고 하군은 당선 후 이 공약을 실천했습니다. 

▶ 공약을 지킨 11살 소년 (동영상)

▶ '대변'의 유래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 대변항. '대변'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변리는 조선 시대에 '대변포'라고 부르던 곳입니다. 원래 이곳은 대동고(大同庫)가 있던 곳으로 대동고 주변의 바닷가라는 의미로 대동고변포(大同庫邊浦)라고 불렀고 이를 줄여 '대변'이라고 부르던 것이 지명이 되었습니다. 

 행정구역 명칭으로 정식 사용된 것은 1914년으로 기장군 용암동과 무양동을 합쳐 동래군 기장면 대변리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대변리 남쪽 해안에 발달한 평지에 대변항이 있고, 예로부터 대변 멸치가 유명합니다. 

▶ 하준석 군의 공약 실천기

 아름다운(!) '대변' 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그저 놀림거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준석 군은 '기장군수배 축구대회나 학교 대항 춤 대회에 선수, 응원단으로 참석해 사회자의 학교 소개를 받으면 다른 학교 아이들이 '똥'이나 '변기'초등학교라고 놀려댔다'고 했습니다. 뭐 한두번이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계속 반복되다보면 놀림받는 입장에서도 화가 날수밖에 없는데요, 이렇게 시작된 놀림은 종종 다툼으로 번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학생부회장에 출마하며 '교명 변경'을 공약으로 내세운 하군은 당선 후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자신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대변초등학교 이름 변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서명을 받기 시작한 것이 무려 4천장에 이릅니다. 이어 공청회와 인터뷰 등 여러 활동과 매체를 통해 학교 이름을 바꿔야 하는 이유들을 설명했습니다. 

 '행복하고 당당한' 학교 이름을 갖기 위해, 또 자신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하군은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여기에 재학생들이 편지와 문자메시지로 동창회에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사실 졸업한 선배 중에서는 전통을 갖고 있는 이름을 바꾸는 것을 반대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설득이 필요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의 노력으로 학교 내부적으로는 교명 변경을 결정한 상태입니다. 

 새로운 학교 이름 후보 중에는 바다와 파도와 함께라는 의미의 '해파랑', 야무지고 탐스럽게 자라는 우리라는 뜻의 '도담', 기장의 옛지명인 '차성' 등이 있었습니다. 

 대변초등학교의 교명 변경은 이제 학교 운영위원회와 교육청의 협의를 거져 내년 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 공약을 지킨 11살 소년

 55년간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 하준석군. 

 쉽지 않고 짧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하군은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자신의 말에 행동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군이 공약을 실천한 것처럼 국회의원들도 당선을 위해 일단 공약을 남발하지 말고 잘 지키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