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7이닝 1실점, 에이스의 귀환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돌아왔습니다. 가을에도 봄, 여름과 같은 모습으로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습니다. 생애 첫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7이닝 1실점 승리투수가 되었고 LA 다저스는 29년만의 월드시리즈에서 1승을 먼저 기록했습니다. 

 커쇼에게 이 경기는 여러모로 의미가 큰 경기였습니다. 그 어느 경기보다 중요한 월드시리즈 1차전 승리투수가 된 커쇼는 자신의 포스트시즌 최다 이닝 타이인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습니다. 1실점은 역시나 솔로 홈런. 그동안 경기에서 잘 던졌지만 홈런이 아쉬웠다면 이 경기에서 만큼은 홈런을 맞았지만 잘 던졌고 홈런이 아쉽지 않은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습니다. 

▶ 커쇼의 첫번째 월드시리즈

- 사이영 3회 이상 수상자의 월드시리즈 

1. 로저 클레멘스 : 6경기(49.1이닝), 3승, ERA 2.37, 49 탈삼진, 우승 2회

2. 랜디 존슨 : 3경기(17.1이닝), 3승, ERA 1.04, 19 탈삼진, 우승 1회, MVP 1회

3. 스티브 칼튼 : 6경기(31.2이닝), 2승, ERA 2.56, 32 탈삼진, 우승 2회

4. 그렉 매덕스 : 5경기(38.2이닝), 2승, ERA 2.09, 18 탈삼진, 우승 1회

5. 샌디 코팩스 : 8경기(57.0이닝), 4승, ERA 0.95, 61 탈삼진, 우승 3회, MVP 2회

6. 페드로 마르티네스 : 3경기(17.0이닝), 1승, ERA 3.71, 19 탈삼진, 우승 1회

7. 짐 팔머 : 9경기(64.2이닝), 4승, ERA 3.20, 44 탈삼진, 우승 3회

8. 탐 시버 : 4경기(30.0이닝), 1승, ERA 2.70, 27 탈삼진, 우승 1회

9. 클레이튼 커쇼 : 1경기(7.0이닝), 1승, ERA 1.29, 11 탈삼진

 역대 사이영상 3회 이상 수상자는 총 9명으로 그중 유일하게 커쇼만 월드시리즈 등판이 없었습니다. 커쇼 이전의 8명의 선수들은 모두 3경기 이상 등판해 1승 이상을 올렸고, 무엇보다도 최소 1번 이상은 모두 우승 경험이 있습니다. 앞선 8명처럼 월드시리즈 등판에 성공한 커쇼가 팀을 우승 시킬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해 집니다. 

▶ 월드시리즈 1차전 커쇼 기록

- 7이닝, 1실점, 3피안타(1피홈런), 11탈삼진, 0볼넷, ERA 1.29, AVG 0.125, WHIP 0.43

 커쇼의 월드시리즈 1차전은 생애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나서는 선수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참고로 월드시리즈에서 1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볼넷을 내주지 않고 피안타를 3개 이하로 맞은 투수는 커쇼가 역사상 최초입니다. 

 (10개 이상의 탈삼진을 잡으면서 볼넷을 내주지 않은 선수는 커쇼 외에 단 3명 뿐. 1903년의 디콘 필립, 1949년의 돈 뉴컴, 2009년의 클리프 리. 커쇼를 포함해 이들 4명의 공통점은 모두 월드시리즈 1차전에 등판했다는 점.)

▶ 코팩스와 커쇼의 첫 월드시리즈

- 코팩스(1959 #5) : 7이닝, 5피안타, 1실점, 1볼넷, 6탈삼진

- 커쇼(2017 #1) : 7이닝, 3피안타, 1실점, 0볼넷, 11탈삼진

 월드 시리즈 3회 우승과 2회 MVP. 8경기 등판에 4승, 평균자책점 0.95를 기록한 다저스의 전설 샌디 코팩스는 생애 첫 월드시리즈에서 커쇼의 첫 월드시리즈와 매우 흡사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코팩스는 자신의 첫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가 우승했고 이후 5년간 2차례 더 팀을 우승시켰습니다. 커쇼는?

▶ 포스트 시즌 최다 탈삼진 순위

1. 199 - 존 스몰츠

2. 183 - 앤디 페티트

3. 173 - 로저 클레멘스

4. 145 - 마이크 무시나

5. 143 - 탐 글래빈

6. 141 - 저스틴 벌랜더

7. 133 - 클레이튼 커쇼

8. 132 - 랜디 존슨

9. 125 - 그렉 매덕스

10. 124 - 존 레스터

 커쇼가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벌써 포스트 시즌 역대 탈삼진 순위 7위에 올라 있습니다. TOP 10에 오른 선수 중에서 가장 적은 이닝을 던졌고, 랜디 존슨 보다도 7.2이닝을 적게 던지며 탈삼진을 하나 더 잡아냈습니다. 

▶ 커쇼의 포스트시즌 21번째 경기 (누적 ERA)

#1. 2008 NLCS 2차전 (vs PHI) : 1.2이닝 0실점 ERA 0.00 (구원)

#2. 2008 NLCS 4차전 (vs PHI) : 0.1이닝 1실점 ERA 4.50 (구원 – 홀드)

#3. 2009 NLDS 2차전 (vs STL) : 6.2이닝 2실점 ERA 3.12 (선발)

#4. 2009 NLCS 1차전 (vs PHI) : 4.2이닝 5실점 ERA 5.40 (선발 – 패)

#5. 2009 NLCS 5차전 (vs PHI) : 2.0이닝 2실점 ERA 5.87 (구원)

#6. 2013 NLDS 1차전 (vs ATL) : 7.0이닝 1실점 ERA 4.43 (선발 – 승)

#7. 2013 NLDS 4차전 (vs ATL) : 6.0이닝 0자책 ERA 3.49 (선발)

#8. 2013 NLCS 2차전 (vs STL) : 6.0이닝 0자책 ERA 2.88 (선발 – 패)

#9. 2013 NLCS 6차전 (vs STL) : 4.0이닝 7실점 ERA 4.23 (선발 – 패)

#10. 2014 NLDS 1차전 (vs STL) : 6.2이닝 8실점 ERA 5.20 (선발 – 패)

#11. 2014 NLDS 4차전 (vs STL) : 6.0이닝 3실점 ERA 5.12 (선발 – 패)

#12. 2015 NLDS 1차전 (vs NYM) : 6.2이닝 3실점 ERA 4.99 (선발 – 패)

#13. 2015 NLDS 4차전 (vs NYM) : 7.0이닝 1실점 ERA 4.59 (선발 – 승)

#14. 2016 NLDS 1차전 (vs WSN) : 5.0이닝 3실점 ERA 4.65 (선발 – 승)

#15. 2016 NLDS 4차전 (vs WSN) : 6.2이닝 5실점 ERA 4.83 (선발)

#16. 2016 NLDS 5차전 (vs WSN) : 0.2이닝 0실점 ERA 4.79 (구원 – 세이브)

#17. 2016 NLCS 2차전 (vs CHC) : 7.0이닝 0실점 ERA 4.39 (선발 – 승)

#18. 2016 NLCS 6차전 (vs CHC) : 5.0이닝 4자책 ERA 4.55 (선발 – 패)

#19. 2017 NLDS 1차전 (vs ARI) : 6.1이닝 4실점 ERA 4.63 (선발 – 승)

#20. 2017 NLCS 1차전 (vs CHC) : 5.0이닝 2실점 ERA 4.57 (선발)

#21. 2017 NLCS 5차전 (vs CHC) : 6.0이닝 1실점 ERA 4.40 (선발 - 승)

#22. 2017 WS 1차전 (vs HOU) : 7.0이닝 1실점 ERA 4.21 (선발 - 승)

– 통산 : 22경기(18선발) 113.1이닝 53자책 ERA 4.21 7승 7패 1홀드 1세이브

커쇼가 첫 월드시리즈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이끌며 어느새 포스트 시즌 평균자책점을 4.21까지 끌어내렸습니다. 2014년 5.20에서 시작해 3년만에 평균자책점을 1점 가까이 떨어뜨렸습니다. 커쇼 답지 않지만 승률도 이제야 5할에 맞췄습니다. 

▶ 커쇼의 연도별 포스트시즌 ERA/FIP/xFIP (이닝)

2008 : 4.50/5.13/7.77 (2.0)

2009 : 6.08/6.32/5.27 (13.1)

2013 : 3.13/1.53/2.42 (23.0)

2014 : 7.82/3.68/1.78 (12.2)

2015 : 2.63/3.35/2.75 (13.2)

2016 : 4.44/2.32/3.31 (24.1)

2017 : 2.96/5.29/2.94 (24.1)

통산 : 4.21/3.60/3.12 (113.1)

 2015년에 이어 두번째로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이 2점대가 되었습니다.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낮아졌지만 올해 모든 실점을 홈런으로 내준 만큼 FIP는 5점대로 통산 기록보다도 훨씬 좋지 못합니다. 

▶ 커쇼의 포스트시즌 HOME vs AWAY

HOME : 2승 3패, 56.0이닝, ERA 4.98, WHIP 1.179, K/BB 3.72

AWAY : 5승 4패, 57.1이닝, ERA 3.45, WHIP 0.994, K/BB 4.71

 유독 포스트 시즌 홈에서 좋지 않았던 커쇼는 이날 승리가 역대 포스트시즌 홈 2번째 승리였습니다. 홈 평균자책점도 4점대로 떨어졌고, 11탈삼진-0볼넷 경기를 하며 K/BB를 크게 높혔습니다. 

▶ 커쇼의 포스트시즌 DS vs CS vs WS

DS : 4승 3패, 64.2이닝, ERA 4.18, WHIP 1.113, K/BB 4.78

CS : 2승 4패, 41.2이닝, ERA 4.75, WHIP 1.152, K/BB 2.57

WS : 1승 0패, 7.0이닝, ERA 1.29, WHIP 0.429, K/BB 11/0

 물음표만 가득했던 커쇼의 포스트 시즌은 월드시리즈 한경기로 수많은 느낌표가 생겼습니다. 이제는 조심스럽게 가을에도 커쇼라고 말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0월 25일자 [이현우의 MLB+] 기사를 보면, 커쇼는 7회에 부진했던 것이 아니라 100구 이상 던졌을 때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커쇼의 포스트시즌 7회 악몽

– 커쇼 선발경기 7회 투구 내용 (누적 ERA)

#1. 2009 NLDS 2차전 (vs STL) : 0.2이닝 0실점 ERA 0.00

#2. 2013 NLDS 1차전 (vs ATL) : 1.0이닝 0실점 ERA 0.00

#3. 2014 NLDS 1차전 (vs STL) : 0.2이닝 6실점 ERA 23.14 *

#4. 2014 NLDS 4차전 (vs STL) : 0.0이닝 3실점 ERA 34.71 *

#5. 2015 NLDS 1차전 (vs NYM) : 0.2이닝 2실점 ERA 33.00 *

#6. 2015 NLDS 4차전 (vs NYM) : 1.0이닝 0실점 ERA 24.75

#7. 2016 NLDS 4차전 (vs WSN) : 0.2이닝 3실점 ERA 27.00 *

#8. 2016 NLCS 2차전 (vs CHC) : 1.0이닝 0실점 ERA 22.24

#9. 2017 NLDS 1차전 (vs ARI) : 0.1이닝 2실점 ERA 24.00 *

#10. 2017 WS 1차전 (vs HOU) : 1.0이닝 0실점 ERA 20.57 *

▶ 커쇼의 포스트시즌 7회 악몽 (2)

– 커쇼 선발경기 7회 투구수

#1. 2009 NLDS 2차전 (vs STL) : 97+9(0ER) = 106

#2. 2013 NLDS 1차전 (vs ATL) : 104 + 20(0ER) = 124

#3. 2014 NLDS 1차전 (vs STL) : 81+29(6ER) = 110 *

#4. 2014 NLDS 4차전 (vs STL) : 93+8(0ER) = 101

#5. 2015 NLDS 1차전 (vs NYM) : 88 +25(2ER) = 113 *

#6. 2015 NLDS 4차전 (vs NYM) : 86 + 8(0ER) = 94

#7. 2016 NLDS 4차전 (vs WSN) : 89 + 21(3ER) = 110 *

#8. 2016 NLCS 2차전 (vs CHC) : 72 + 12(0ER) = 84

#9. 2017 NLDS 1차전 (vs ARI) : 92 + 8(2ER) = 100 *

#10. 2017 NLDS 1차전 (vs ARI) : 73 + 10(0ER) = 83 

 저는 지난 글에서 커쇼의 7회 부진이 단순히 투구수 때문만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로 2013년 NLDS 같이 6회까지 104개를 던지고 7회에 무려 20개의 공을 던지면서 실점없이 마무리한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100개를 넘었다고 꼭 위험한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큰 착각을 한것이 보통 선수들의 투구수가 100개가 넘지 않는 경우가 많고, 100개를 넘어가면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는데, 커쇼니까 100개도 많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커쇼가 7회에 투구를 하면서 100개 이하를 던진 3경기는 모두 실점하지 않았습니다. 101개와 106개를 던진 경기도 실점하지 않았는데, 7회에 110개 이상 던진 경기는 모두 실점했습니다. 

▶ 7회 100구 이하로 막은 경기

#1. 2015 NLDS 4차전 (vs NYM) : 86 + 8(0ER) = 94

#2. 2016 NLCS 2차전 (vs CHC) : 72 + 12(0ER) = 84

#3. 2017 NLDS 1차전 (vs ARI) : 73 + 10(0ER) = 83 

 월드시리즈 1차전을 비롯해 7회 100개 이하를 던진 3경기는 모두 7회에 무실점으로 막았습니다. 

▶ 7회 110구 이상 던진 경기

#1. 2013 NLDS 1차전 (vs ATL) : 104 + 20(0ER) = 124

#2. 2014 NLDS 1차전 (vs STL) : 81+29(6ER) = 110 *

#3. 2015 NLDS 1차전 (vs NYM) : 88 +25(2ER) = 113 *

#4. 2016 NLDS 4차전 (vs WSN) : 89 + 21(3ER) = 110 *

 7회에 등판해 110구 이상 던진 경기는 총 4경기가 있었습니다. 이 4경기에서 7회 성적을 살펴보면 3이닝 11실점. 평균자책점이 무려 33에 달합니다. 

 커쇼는 통산 포스트 시즌 113.1이닝 53실점인데, 7회 110구 이상 던진 경기에서 7회 성적이 3이닝 11실점입니다. 이 3이닝 11실점만 삭제해도 커쇼의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은 4.21에서 3.43으로 떨어집니다. 단, 3이닝만 없었어도 말입니다. 

 비록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젠슨을 비롯한 다저스 불펜이 무너지고 말았지만 2차전 전까지 포스트 시즌 역대 기록인 28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세울 정도로 다저스의 불펜은 올해 강력해졌습니다. 커쇼와 젠슨 말고는 믿을 선수가 없어서 3일 쉬고 커쇼가 나오고 하루 쉬고 커쇼가 또 마무리로 나오기 까지 했던 LA 다저스의 포스트 시즌. 

 하지만 이제는 불펜이 강력해진 만큼 커쇼에게도 4일 이상의 휴식과 정상 로테이션이 지켜지고 불필요하게 긴 이닝을 책임질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런 만큼 정규 시즌 같은, 커쇼 같은 성적을 가을에도 기대해봐도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