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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 글상자/사회와 문화25

라르고, 아주 느리게 라르고, 아주 느리게 걷다보면 도독도독 귓가에 내리는 빗소리 다닥다닥 뛰노는 아이들 발소리 라르고, 온맘 모두어 들어보면 조록조록 유유히 흐르는 물소리 자락자락 비와 함께 나는 새소리 아주 느리게 더 느리게 걷다보면 해당화 머금은 빗방울 눈가에 맺히고 물푸레 너울대는 가지 마음에 새긴다 2014. 8. 3.
1014, 끝나지 않은 학살 이 작은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비극은 한 아이에게만 일어난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비극은 진행 중이며 그 끝을 알 수 없습니다. 오늘은 아주 아픈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정치 학사를 받은 나에게 ‘중동’이라는 지역은 낯설지 않은 곳입니다. 중동사회의 이해라는 과목을 듣던 첫 날 교수는 나의 이름을 소재로 수업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의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몇 가지 역사적 사실들을 알아야 합니다. 먼저 이스라엘의 건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947.11.29. UN 팔레스타인 강제 분할 계획 채택 1948.05.14. 유대 국가(이스라엘) 수립 선언 1948.05.15. 영국 위임통치 종료 – 이스라엘 독립 1948. 1차 중동전쟁 승리(이스라엘 독립.. 2014. 7. 29.
선택의 기준 ‘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 -장 폴 사르트르 인생은 태어남(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그 결과들로 이뤄진다고 말합니다.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 창세기 13:9 아브람이 조카 롯에게 다투지 말자며 선택권을 줍니다.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 창세기 13:15 롯의 선택을 따른 아브람을 하나님이 책임져 주십니다. 실존주의가 뭔지 몰라도 하나님을 믿지 않아도 우리의 삶은 선택 또 선택의 연속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기준에 따라 선택을 하게 될까요. 깊이 생각하지 않더라도 답은 ‘돈’입니다. EBS 지식채널 ‘선택의 이유’를 .. 2014. 7. 20.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버림 받은 자니라. (고린도후서 13장 5절) 교회를 다니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주일학교땐 디즈니 만화동산이 교회 가는 길을 막았고 중고등부땐 박찬호 야구경기가 교회 가는 길을 막았고 커서는 서프라이즈가 교회 가는 길을 막습니다. TV는 핑계일 뿐 컴퓨터, 게임, 친구 등 교회 가지 않을 핑계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교회를 가는 걸까요? 교회는 바로 천국 즉 구원과 영생 때문에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교회가 천국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2014. 6. 29.
삼포세대의 슬픈 관찰육아 시대를 규정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386세대로 대표되는 이 규정어들은 때로 너무 부정적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88만원 세대’입니다. 경제학자 우석훈의 동명 책에서 처음 사용된 이 말은 세상에 끼친 부정적 폐해가 많다는 이유로 저자 우석훈이 책을 절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우리를 88만원 세대로 부릅니다. 88만원 세대의 아픔은 절판과 함께 사라지지 않습니다. 88만원 세대의 경제적 아픔은 ‘삼포’로 이어집니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 지금의 2,30대를 규정하는 너무 아픈 말입니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은 모두를 힘들게 했지만 줄어들지 않는 등록금, 심각한 취업난, 살인적인 집값 세상은 우리에게 포기를 강요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연애도 결.. 2014. 6. 22.
[2014.06.16] ekklesia와 kyrike, 교회란 무엇인가? 오랜만에 큰 교회에 나갔습니다. 그 교회가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교회만 주로 다닌 제겐 확실히 커보였습니다. 예배를 드린 곳은 흡사 한동대학교회 같았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저는 당연히 시골교회를 다녔습니다. 스무 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큰 교회를 가봤습니다. 학교 채플 시간에 드리는 예배 그리고 대학교회가 작은 교회만 다녔던 제게는 아주 큰 교회였습니다. 군대에서도 독립 대대의 작은 교회를 다녔고 서울에서도 작은 장애인 교회를 다녔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큰 교회를 가보며 앉자마자 기도했습니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사람 의식하지 않게 하소서.’ 교회에 앉아 예배를 드리며 교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교회는 무엇일까, 우리는 왜 교회에 다니는가? ekklesia와 kyrike는 모두 희랍어로 교.. 2014. 6. 16.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 (에베소서 4:25~29) 한 주간의 죄를 침묵으로 고백하는 침묵의 기도 지난주와 같은 기도를 하는 저를 반성합니다. 인간은 어찌나 어리석고 같은 죄를 반복하는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또 회개하고 또 반성합니다. 1. diavbolo(디아볼로스) ; 마귀 디아볼로스라는 말은 헬라어로 중상자, 사탄, 마귀입니다. 근거가 없는 말로 남을 헐뜯는 것이 중상모략의 ‘중상’입니다. 마귀는 작은 틈을 파고들고 인간은 그 작은 틈에 무너집니다. 한번만, 이번만, 조금만, 남들도, 아무도. 이 말에 무너집니다. 큰 댐을 무너뜨리는 작은 구멍 높은 빌딩을 무너뜨리는 작은 균열 마귀는 그렇게 작은 틈을 만들고 시나브로 그 작은 틈이 전체를 무너뜨립니다.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 (에베소서 4:27) Neither give place to the d.. 2014. 6. 8.
[세월호] 뉴스를 다루는 참 언론의 자세 - 뉴스타파와 손석희 세월호 침몰을 두고 혹자는 대한민국의 한 단면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합니다.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대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세월호 침몰은 그 사건 자체도 이해할 수 없는 사고이지만 그보다 더욱 참담한 것은 사고 이후의 정부의 무능한 대응과 중심을 잡지 못하는 언론의 보도였습니다. 정부의 대응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했고 여과되지 않은 소문과 추측을 전달하는 언론은 일말의 희망마저 갖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 가운데 유이하게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는 뉴스타파와 손석희 앵커의 리포트를 전하려 합니다. #1. 손석희 앵커의 사과방송 손석희 앵커는 2014년 4월 16일 JTBC 뉴스9 오프닝에서 당일 JTBC기자가 뉴스 속보를 전하던 중 비적절한 인터뷰로 물의를 일으킨 것을 다루며 시청자들에게 사과.. 2014. 4. 20.
밥은 먹었나? 비오는 토요일 오후의 복지관은 한산합니다. 너무나 바빴던 지난 시간들을 정리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같은 자리에 한 어르신이 앉아 계셨습니다. 지난주부터 늘 같은 자리에서 불편하게 앉아만 계셨습니다. 어르신은 거동이 참 많이 불편한 어르신이었습니다. 보행보조기에 지팡이에 많은 것들에 의지해서 겨우 앉고 서고 움직입니다. 일상적인 인사말 몇 마디를 건네 보고는 다시 서류더미와 씨름합니다. 눈은 책상에 있지만 맘엔 자꾸만 어르신이 밟혀 자리를 일어납니다. “밥은 먹었나?” 어르신은 벌써 몇 시간 전에 했던 말을 또 묻습니다. “밥은 먹었나?” 금세 물으시곤 한 번 더 물으시는 그 말에 눈물이 납니다. 매일 같은 옷을 입으시고 남루한 행색에 모두들 어르신을 피해갑니다. 당신이 주인인 이곳에.. 2014. 3. 29.
CNN '한국인이 잘하는 10가지' CNN에서 한국인이 잘하는 10가지를 발표했습니다. 다른 나라와는 차이를 보이는 한국 사람들이 유독 잘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원문의 제목은 '10 things South Korea does better than anywhere else' 입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기술과 문화도 있지만 안타깝고 몇몇 순위들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1. Wired culture (인터넷 환경)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82.7%에 달할 정도로 한국은 가장 활발한 인터넷과 스마트폰 문화를 가진 나라이다. 특히 18~24세의 경우 스마트폰 보급률이 무려 97.7%이다. 2. Whipping out the plastic (신용카드 사용)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나라이며 모든 택시에 .. 2013.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