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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집 : 글상자54

밥은 먹었나? 비오는 토요일 오후의 복지관은 한산합니다. 너무나 바빴던 지난 시간들을 정리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같은 자리에 한 어르신이 앉아 계셨습니다. 지난주부터 늘 같은 자리에서 불편하게 앉아만 계셨습니다. 어르신은 거동이 참 많이 불편한 어르신이었습니다. 보행보조기에 지팡이에 많은 것들에 의지해서 겨우 앉고 서고 움직입니다. 일상적인 인사말 몇 마디를 건네 보고는 다시 서류더미와 씨름합니다. 눈은 책상에 있지만 맘엔 자꾸만 어르신이 밟혀 자리를 일어납니다. “밥은 먹었나?” 어르신은 벌써 몇 시간 전에 했던 말을 또 묻습니다. “밥은 먹었나?” 금세 물으시곤 한 번 더 물으시는 그 말에 눈물이 납니다. 매일 같은 옷을 입으시고 남루한 행색에 모두들 어르신을 피해갑니다. 당신이 주인인 이곳에.. 2014. 3. 29.
CNN '한국인이 잘하는 10가지' CNN에서 한국인이 잘하는 10가지를 발표했습니다. 다른 나라와는 차이를 보이는 한국 사람들이 유독 잘하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원문의 제목은 '10 things South Korea does better than anywhere else' 입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기술과 문화도 있지만 안타깝고 몇몇 순위들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1. Wired culture (인터넷 환경)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82.7%에 달할 정도로 한국은 가장 활발한 인터넷과 스마트폰 문화를 가진 나라이다. 특히 18~24세의 경우 스마트폰 보급률이 무려 97.7%이다. 2. Whipping out the plastic (신용카드 사용)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나라이며 모든 택시에 .. 2013. 11. 29.
한동대학교 신임총장인선 갈등, 제대로 알아보자 (1차 정리) 최근 한동대학교 차기총장인선과정에서 갈등이 증폭되며 끈임없이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한동대학교 구성권의 한 사람으로서 현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쓰여진 글들을 시간순서에 따라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글은 한동대학교 인트라넷인 히즈넷, i7에 올라온 글들을 정리한 것이며, 공식적인 입장이 계속 나오는대로 추가됩니다. **사건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현 상황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기로 합니다. ***차기총장인선과정 관련사건요약정리 글을 참고하였습니다. (손가락을 누르면 추천이 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을 수 있게 추천 한번씩 눌러주세요.) 1. 차기총장인선과정 관련사건 요약정리 2월 13일 대학평의원회 정기회의 - 인선위원회 7명중 2명을 대학평의.. 2013. 11. 21.
30 Of The Most Powerful Images Ever [30가지 인상적인 장면] http://www.boredpanda.com/must-see-powerful-photos/ 링크에서 30가지 인상적인 장면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정지된 순간에 흐르는 역사를 담은 사진들을 만나보시죠. 1. Starving boy and missionary 2. Inside an Auschwitz gas chamber 3. Heart surgeon after 23-hour-long (successful) heart transplant. His assistant is sleeping in the corner. 4. Father and son (1949 vs 2009) 5. Diego Frazão Torquato, 12 year old Brazilian playing the violin at his tea.. 2013. 11. 9.
10월 26일, 우리가 추모해야 할 단 한사람 (도마 안중근의 단지 수인) 1879년 09월 02일 : 탄생 1909년 10월 26일 : 의거 1910년 03월 26일 : 순국 (하나님도 독재했다며 박정희를 찬양하는 김영진 목사) 2013년 10월 25일, 제 1회 박정희 대통령 추모예배가 서울 나들목교회에서 열렸습니다. 미디어몽구에서 공개한 이날의 영상을 보면 '한국은 독재를 해야 돼...하나님이 독재하셨어' 라는 발언을 하면서 독재한 박정희와 박정희 정권을 찬양하고 옹호하는 발언들이 서슴없이 나옵니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권을 찬탈하고 부정하게 권력을 유지하고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던 정권을 미화하고 미화를 넘어선 우상숭배의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을 만큼의 정신과 기백으로 일사봉공(一死奉公)의 굳건한 결.. 2013. 10. 28.
[2012년 11월 30일] 나를 닮은 아이 사회복지에서 감정이입(empathy)라는 말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사용됩니다. 우선은 사회복지사가 클라이언트에게 전적으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열어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하게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사회복지사가 자신의 과거 경험을 클라이언트에게 지나치게 이입하고 감정이 몰입되어 클라이언트의 말을 마음열고 듣기보다 자신의 감정이 앞서는 부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다수의 경우에는 이 두가지 감정이 혼재되는 양가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교과서에서 쉽게 문자적으로 배웠던 이론들이 실제로 적용되면서 사회복지사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가슴으로 실천하는 것의 괴리를 분명하게 느끼게 됩니다. 오늘 만난 한 아이, 그 아이의 이야기를 짧게 들려드리려 합.. 2013. 10. 11.
[2012년 11월 10일] 아버지라는 그 이름의 무게 우리집은 찢어지게 가난했습니다. 나는 국민학교 문턱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국민학교 들어갔을 때, 그러니까 그게 아마 40년도 더 된 얘긴데, 그때 우리집이 너무 가난해서 육성회비를 낼 수가 없었어요. 결국 국민학교를 1학년도 못마치고 그만두게 됐지. 부모를 원망할 여유도, 부끄러움을 느낄 겨를도 없었지요. 그때는 너무 가난했고, 또 너무 어렸으니까요. 그래도 내가 장남인데 어쩝니까. 집에는 쌀 한톨 나올게 없으니 집을 나가 돈을 벌러 갔지요. 못배운 어린 놈 한테 누가 일을 시켜 줍니까. 어릴 때 부터 허드렛일, 공사장 막노동, 공장 공돌이 노릇 하면서 살았지요.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가 됐고, 일이 없을 때는 여기저기 밥동냥도 다니고 옷은 남들이 버린거 주워다 입고, 거지가 따로 없었지... 2013. 10. 11.
[2012년 11월 9일] 꿈속을 살아가는 아이, 현실을 살아가는 엄마 지난 번, 소고기죽을 전해드렸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이번에는 이랜드복지재단의 지원으로 아이들 기저귀 4박스와 그린비아라는 영양식 3박스를 들고 다시 만났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이랜드복지재단에 연신 감사의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다시 만난 어머니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동생이 아팠다고 합니다. 누나가 아파서 병원을 찾았는데, 막상 병원에 와보니 괜찮아 보이던 동생이 더 아프다고 합니다. 이 아이들은 한번 아프면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왜 아픈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 처방을 해야 하는지, 경과가 어떨지, 언제 나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동생이 아팠다고 합니다. 누나도 많이 아픕니다. 그래서 엄마는 더 많이 아픕니다. 열세 살, 열두 살 어린 아이들이 태어나면.. 2013. 10. 11.
[2012년 10월 24일] 희망은 없습니다. 당신이 희망이 되어주세요. (사진은 아이들이 밥을 먹을 수 없어서 밥 대신 먹이는 죽입니다. 사랑의 장바구니를 하며 고기를 많이 사는 분, 반찬을 많이 사는 분을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죽만 사는 분은 처음이었습니다. 삼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이게 밥이고, 이렇게 먹어야 살아갑니다. 어머니와 아이들을 응원합니다.) 한 아이가 있습니다. 하얀 얼굴에 큰 눈, 또렷한 이목구비, 이렇게 예쁜 아이가 또 있을까요. 사슴같이 영롱한 눈망울로 나를 바라볼 때면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약간 벌린 입으로 나에게 무어라 속삭이려 하는 것일까요. 이 아이의 미소가 오월의 하늘보다 더 눈부십니다. 그런데 이 예쁜 아이의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약간 벌어진 입으로는 이따금씩 신음소리만 겨우 낼 뿐 한참을 귀를 기울여도 말을 하지 못합니다. 아이의 고운 .. 2013. 10. 11.
[2012년 10월 31일] 당신을 존경합니다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뵐때면, 돌아가신 할아버지 살아계신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4,50대 아저씨, 아주머니를 마주할때면, 돌아가신 아버지 살아계신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청소년, 어린 아이들을 보면, 십년 전 이십년 전 나의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매일 마주하는 수 많은 사람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미래의 나의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전' 할머니는 이랜드복지재단과 동아백화점이 함께하는 사랑의 장바구니를 통해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할머니를 처음 찾아 뵌 것은 한 달 전 이었습니다. 중간에 안부 전화를 드리기는 했지만, 한 달 만에 찾아뵌 저를, 90을 바라보는 고령의 어르신이 단번에 알아보시고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반달같은 눈으로 타지에서 온 손자를 맞으시듯 손을 꼭 잡.. 2013.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