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큰 교회에 나갔습니다.
그 교회가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교회만 주로 다닌 제겐 확실히 커보였습니다.
예배를 드린 곳은 흡사 한동대학교회 같았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저는 당연히 시골교회를 다녔습니다.
스무 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큰 교회를 가봤습니다.
학교 채플 시간에 드리는 예배 그리고 대학교회가
작은 교회만 다녔던 제게는 아주 큰 교회였습니다.
군대에서도 독립 대대의 작은 교회를 다녔고
서울에서도 작은 장애인 교회를 다녔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큰 교회를 가보며 앉자마자 기도했습니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사람 의식하지 않게 하소서.’
교회에 앉아 예배를 드리며 교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교회는 무엇일까, 우리는 왜 교회에 다니는가?
ekklesia와 kyrike는 모두 희랍어로 교회라는 뜻입니다.
ekklesia는 ‘불려나온 사람들’이라는 의미이고
kyrike는 ‘주님께 속하는‘이라는 뜻입니다.
루터는 ekklesia라는 말을 싫어하고 ‘공동체’인 kyrike를 즐겨 썼습니다.
루터의 영향을 받은 독일과 주변 교회들이
‘주님께 속한 공동체’라는 뜻으로
영어로는 church, 독어로 Kirche, 스웨덴어로 kyrka를 사용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교회’에 다니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앙과 교회는 무슨 관계일까요?
믿음만 좋으면 될까요? 교회만 잘 다니면 될까요?
교회는 성도를 낳고 기르는 역할을 합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이
성령에 의해 결합된 공동체를 의미합니다.
교회는 인간의 생각이 아니라 성령에 의한 공동체입니다.
성도는 교회가 없이도 믿음이 온전해야 하고
성도는 교회에서도 믿음이 온전해야 합니다.
교회와 신앙은 양분되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결합하여 완전해지는 것입니다.
신약을 보면 교회의 다양한 비유를 볼 수 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피로 사신 것’, ‘하나님의 성전’,
‘하나님의 집’, ‘예수 그리스도를 토대로 한 건물’,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를 목자로 하는 양떼’입니다.
즉 교회는 교회당, 성전, 성회, 회당을 모두 포함합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교회라는 말을 너무 잘못 사용합니다.
때로 너무 편협하게 사용하고
때로 너무 배타적으로 사용합니다.
교회라는 말 자체가 반감을 사는 시대에
성도인 우리가 교회의 의미를 모르고 잘못 사용합니다.
큰 교회에 앉아 교회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교회와 믿음과 삶, 늘 끊임없이 생각 또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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