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가 돌아왔다

 LA 다저스의 슈퍼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돌아왔습니다. 40일간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했던 커쇼는 복귀전에서 6이닝 무실점, 팀은 1:0으로 승리하며 5연패를 마감했습니다. 시즌 최악의 부진에 돌아온 커쇼는 75개 투구수 제한에도 6이닝을 소화하며 건재함을 넘어 막강함을 보여줬습니다. 

 어느덧 시즌은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고 커쇼의 공백은 길었지만 커쇼는 복귀 1경기만에 아직도 사이영 경쟁이 끝나지 않았음도 알려줬습니다. 

▶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주요 경쟁자 (fWAR 순)

- 셔져 : 13승 5패, 172.1이닝, 232탈삼진, ERA 2.19, fWAR 5.3

- 잉키 : 16승 6패, 172.1이닝, 188탈삼진, ERA 3.08, fWAR 4.7

- 커쇼 : 16승 2패, 147.1이닝, 175탈삼진, ERA 1.95, fWAR 4.4

 현재까지 내셔널리그 사이영 레이스에서는 단연 맥스 슈어저가 앞서 있습니다. 다소 승운이 따르지 않고는 있지만 내셔널리그에서 압도적으로 탈삼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평균자책점도 커쇼에 이어 2위, 이닝도 리그 7위에 올라 있습니다. 다만 최근 한차례 로테이션을 걸렀고, 오늘 경기에서 부상이 의심되는 장면이 있었는데 부상이 남은 시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사이영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역대 3번째 수상이자 2년 연속 수상이 됩니다. 

 그레인키는 커쇼와 함께 내셔널리그 다승 1위에 올라 있습니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킨 결과 다승, 이닝, 탈삼진 등 주요 부문에서 리그 상위권에 올라 있는데, 경쟁자들에 비해 높은 3점대의 평균자책점이 옥의 티로 보입니다. 올해 사이영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역대 2번째 수상이자 양대리그 수상이 됩니다. 

 긴 공백이 있었지만 커쇼는 역시 커쇼였습니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이자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도 리그 7위에 올라 있고 fWAR도 리그 4위입니다. 다만 긴 공백의 여파로 이닝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 남은 시즌 커쇼가 이닝 차이를 무색하게 하는 피칭을 이어갈지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올해 사이영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역대 4번째 수상이 됩니다. 

 슈어저, 그레인키, 커쇼 이외에 지미 넬슨,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지오 곤잘레스 등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위 세 선수 중에 한 선수가 사이영상을 탈 것이 유력해 보입니다. 

 

 올해 커쇼가 사이영상 수상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커쇼는 이미 30세가 되기 전에 사이영을 3차례 수상한 역대급 선수입니다. 역대 사이영상을 3회 이상 수상한 선수는 9명에 불과하며, 그 중 30세가 되기 전에 3회 이상 수상한 선수는 로저 클레멘스, 그렉 매덕스,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클레이튼 커쇼 단 4명 뿐입니다. 만약 올해 커쇼가 사이영상을 수상한다면 그렉 매덕스만이 유일하게 보유한 30세 이전 4회 사이영상 수상 기록과 동률을 이루게 됩니다. 그만큼 이미 커쇼는 레전드의 반열에 올라 있습니다. 

▶ 사이영상 3회 이상 수상자

1. 7회 - 로저 클레멘스

2. 5회 - 랜디 존슨

3. 4회 - 스티브 칼튼, 그렉 매덕스

4. 3회 - 클레이튼 커쇼, 샌디 코팩스, 페드로 마르티네스, 짐 팔머, 톰 시버

 아직 30세 시즌을 채 마치지 않은 커쇼는 이미 30세 이전 fWAR 순위 역대 7위에 올라 있습니다. 커쇼와 이름을 같이 한 선수들은 월터 존슨, 로저 클레멘스, 페드로 마르티네스, 드와이트 구든입니다. 

▶ 30세 이전 투수 fWAR 순위

1. 75.1 - 월터 존슨

2. 66.9 - 키드 니콜스

3. 66.4 - 크리스티 매튜슨

4. 66.4 - 버트 블라일레븐

5. 59.7 - 로저 클레멘스

6. 58.4 - 존 클락슨

7. 57.8 - 클레이튼 커쇼

8. 57.3 - 할 뉴하우저

9. 54.4 - 페드로 마르티네스

10. 52.4 - 드와이트 구든

 이미 커쇼에 대해서는 지난해 한차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역대 6명뿐인 300승+4000이닝+3000탈삼진+fWAR 100 달성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글 참조 : 커쇼라면 할 수 있을까?) 그런데 한가지 간과했던 사실은, 로저 클레멘스, 월터 존슨, 그렉 매덕스, 랜디 존슨, 놀란 라이언, 게일로드 페리 6명의 선수 중 커리어를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마친 선수는 월터 존슨이 유일하다는 점입니다. 월터 존슨의 커리어가 1907년에서 1927년까지 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야구에서는 아주 잘, 아주 오래 던진 선수는 모두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2.93으로 겨우 2점대 커리어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페드로는 채 3천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다승도 219승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커쇼는 2.3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고, 심지어 매년 평균자책점을 조금씩 낮추고 있습니다. 

▶ 커쇼의 누적 평균자책점

~ 2008 : 4.26

~ 2009 : 3.36

~ 2010 : 3.17

~ 2011 : 2.88

~ 2012 : 2.79

~ 2013 : 2.60

~ 2014 : 2.48

~ 2015 : 2.43

~ 2016 : 2.37

~ 2017 : 2.34

 커쇼는 빅리그 데뷔 첫 해인 2008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2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를 포함해서 4시즌을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며, 올해를 포함해서 5차례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습니다. 커쇼의 위대한 기록 중 커쇼를 더욱 빛나게 하는 평균자책점 관련 기록을 몇가지 살펴보겠습니다. 

▶ 현역 선수 ERA 순위 (1000이닝 이상)

1. 2.34 - 클레이튼 커쇼

2. 2.97 - 크리스 세일

3. 2.98 - 매디슨 범가너

4. 3.14 -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5. 3.20 - 코리 클루버

6. 3.28 - 맥스 슈어저

7. 3.32 - 자니 쿠에토

8. 3.34 - 콜 하멜스

9. 3.39 - 잭 그레인키

10. 3.49 - 저스틴 벌랜더

 1위 커쇼와 2위 세일의 차이가 2위 세일가 10위 벌랜더의 차이보다 더 큽니다. 1위 커쇼와 8위 하멜스의 커리어 평균자책점이 1점 차이가 납니다. 현역 선수 중에서 평균자책점으로 커쇼와 비교할 수 있는 선수는 없습니다. 

▶ 1920년 이후 ERA 순위 (선발 1000이닝 이상)

1. 2.34 - 클레이튼 커쇼

2. 2.75 - 화이티 포드

3. 2.76 - 샌디 쿠팩스

4. 2.77 - 텍스 휴슨

5. 2.80 - 짐 팔머

6. 2.84 - 스퍼드 챈들러

7. 2.86 - 탐 시버

8. 2.87 - 앤디 메서스미스

9. 2.89 - 후안 마리첼

10. 2.90 - 맥스 라니어

 라이브볼 시대인 1920년대부터 100년간을 살펴봐도 평균자책점은 커쇼가 최고입니다. 현역 순위와 마찬가지로 1위 커쇼와 2위 포드의 차이가 2위 포드와 10위 라니어의 차이보다 큽니다. 우리는 역대 가장 위대한 선수의 전성기를 보고 있는 셈입니다. 

▶ 역대 조정방어율(ERA+) 순위 (1000이닝 이상)

1. 205 - 마리아노 리베라

2. 163 - 클레이튼 커쇼

3. 154 - 페드로 마르티네스

4. 150 - 짐 데블린

5. 148 - 레프티 그로브

T6. 147 - 월터 존슨 / 호이트 윌헬름

T8. 146 - 댄 퀸스베리 / 스모키 조 우드

10. 145 - 에드 월쉬

 베이스볼 레퍼런스에서 제공하는 조정방어율(ERA+) 순위입니다. 기준은 선발/불펜 관계없이 1000이닝 이상 투구입니다. 선발/구원이 섞여 있고, 라이브볼 시대 이전의 조상님들도 함께 있는데도 커쇼가 역대 2위에 올라 있습니다. 커쇼가 2017년에만 위대한 선수가 아니라 역대 어느 시즌에 뛰었더라도 위대한 선수임을 증명해주는 자료입니다. 

 이 외에도 커쇼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기록과 자료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이쯤되면 우리는 그저 커쇼의 전성기를 함께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남은 시즌과 앞으로의 커쇼에 더 큰 기대를 가져봅니다.